영화 정보
-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 출연: 엠마 스톤(벨라 백스터 역), 마크 러팔로(던컨 웨더번 역), 윌렘 데포(고드윈 백스터 박사 역), 래미 유세프(맥스 맥켄도우 역)
- 개봉: 2023년
- 장르: 드라마, SF, 블랙 코미디
‘가여운 것들’은 단순한 성장 영화가 아니다.
기괴한 설정과 독특한 유머 속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자유와 욕망을 스스로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 영화는
잔혹 동화 같으면서도 유쾌하고,
불편하면서도 묘한 희망을 품게 만든다.
줄거리 – 죽음에서 깨어난 여인,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다
19세기 런던,
천재 외과의사 **고드윈 백스터 박사(윌렘 데포)**는
자신만의 실험을 통해 **벨라(엠마 스톤)**라는 여성을 다시 살아나게 한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아이 같은 지능과 순수함을 가진 상태로,
세상을 처음 접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처음에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던 벨라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기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통제하려는 주변의 기대를 거부하고
스스로 자유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던컨 웨더번(마크 러팔로)**이라는 바람둥이 변호사와 함께
파리, 리스본, 이집트 등을 여행하며
기쁨과 쾌락, 배신과 실망, 그리고 더 깊은 깨달음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한 남성의 소유물이 아니었다.
그녀는 배우고, 생각하고, 결정하며
마침내 진정한 독립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기괴하지만 유쾌한 여성 성장 서사
벨라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녀는 마치 새로 태어난 인간처럼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나간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그녀가 세상을 배우는 방식이다.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올바른 행동’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의 본능과 호기심을 따라간다.
그녀는 사랑과 섹스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거리낌 없이 표현한다.
기존 사회 질서에서 여성이 해야 할 행동을 거부하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자유를 정의한다.
그렇기에 ‘가여운 것들’이라는 제목은
진짜 ‘가여운 것’이 누구인가를 되묻게 만든다.
순수하게 욕망을 추구하는 벨라인가,
아직도 편견과 억압 속에 갇혀 있는 사회인가.
비하인드 스토리 –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또 다른 실험
- 엠마 스톤의 파격적인 변신
이 영화는 엠마 스톤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대담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벨라의 성장 과정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순수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 마크 러팔로의 코미디 연기
던컨 웨더번 역을 맡은 마크 러팔로는
기존의 지적이고 성숙한 모습과 달리
과장되고 유머러스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벨라 앞에서 점점 초라해지는 남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 비주얼과 미장센
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인과 색감은
마치 고풍스러운 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의상과 세트 디자인 역시
19세기와 SF적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 원작 소설 기반
이 영화는 앨러스테어 그레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프랑켄슈타인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한 여성이 억압적인 사회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결론 – 여성의 자유, 그리고 새로운 시작
‘가여운 것들’은 단순한 성장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여성이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과정을 그린다.
벨라는 단순한 실험체가 아니다.
그녀는 새롭게 태어난 인간이며,
그 누구도 그녀의 삶을 대신 결정할 수 없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익숙한 서사를 비틀고,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방식으로
완전히 새로운 여성 성장 서사를 만들어냈다.
영화가 끝난 후,
우리는 다시 한번 질문하게 된다.
진짜 가여운 것은 누구인가?
세상을 자기 방식으로 살아가는 벨라인가,
아직도 편견 속에 갇혀 있는 우리인가.
‘가여운 것들’은
그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