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스틸 라이프’ - 고독한 삶과 마지막 예우에 대한 이야기

by 곰돌이아재 2025. 2. 6.
반응형

스틸라이프 포스터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한 사람들.
그들의 장례를 챙기는 한 남자.
그리고 결국 그도 조용히 사라져간다.

‘스틸 라이프’는 단순한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주인공 메이는 고독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마지막을 정성스럽게 정리하는 공무원이다. 이름도, 사연도 남기지 못한 채 홀로 떠난 이들을 위해, 그는 최선을 다해 그들의 장례를 준비한다.

하지만 그 역시 외롭다. 가족도, 친구도 없이 살아온 그에게 일이 곧 삶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는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건의 장례 절차. 그는 마지막으로 맡은 장례를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하면서 자신의 인생까지 정리해 나간다.

영화는 내내 차분하고 담담하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극적인 장치도 최소화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가 배웅한 수많은 영혼들이 그의 무덤에 모이는 장면에서, 영화는 조용히 깊은 감정을 폭발시킨다.

그는 죽어서도 혼자였지만, 그가 떠나보낸 이들이 그를 배웅한다.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그가 살아온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영화 ‘스틸 라이프’ 정보 및 개요

감독: 우베르토 파솔리니
출연: 에디 마산(존 메이 역), 조안 프록터(켈리 스토케스 역)
개봉: 2013년
장르: 드라마

이 영화는 영국 사회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고독사’**를 다룬다.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 남겨진 유품조차 돌볼 사람이 없는 현실.

그들의 마지막을 챙기는 것은 **존 메이(에디 마산)**라는 한 남자다.
그는 공무원으로서 고독사한 사람들의 장례를 준비하고,
그들의 가족이나 친구를 찾아 연락을 시도하지만, 대부분은 외면당한다.

그럼에도 그는 마지막까지 고인에게 예우를 다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변화가 찾아온다.

해고 통보를 받으며 자신의 삶이 무너지고,
마지막으로 맡은 한 남자의 장례를 준비하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충격적인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고독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한 시선으로 고독한 삶을 바라본다.
카메라는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며, 잔잔한 화면 속에서 관객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존 메이는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한다.
그는 단순한 공무원이 아니라,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마지막 예우를 다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사회에서 잊혀졌지만, 그가 있기에 마지막만큼은 소중하게 기억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정작 그는 자신의 삶을 제대로 챙겨본 적이 없다.
그가 떠나보낸 이들과 다를 바 없이, 그 역시 고독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희망을 보려는 순간,
그는 너무나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 준비한 수많은 장례식에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의 장례식에는 아무도 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떠나보낸 영혼들이 그의 곁에 모인다.
그 순간, 영화가 내내 유지했던 차가운 감정이 한순간에 터진다.

그는 마지막까지 외로웠지만,
그가 살아온 삶은 결코 외롭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성공’과 ‘실패’라는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하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언제부터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 사람을 실패자로 낙인찍게 되었을까?’

홀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사회에서 잊혀진 존재들.
그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실패한 인생’일까?

하지만 그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들도 사랑했고, 꿈이 있었으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성공과 실패를 너무 단순한 기준으로 나누고 있지는 않을까?
이 영화는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존 메이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타인을 배웅하며, 그들의 삶을 소중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의 삶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비하인드 스토리 - ‘스틸 라이프’가 더욱 특별한 이유

이 영화는 실제 영국 사회에서 늘어나고 있는 고독사 문제에서 영감을 받았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채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장례를 챙기는 공무원들이 실존한다.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은 이런 현실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실제 공무원들을 인터뷰하고, 고독사 관련 사례를 조사했다.

에디 마산은 이 역할을 위해 공무원들과 시간을 보내며,
고독사한 이들의 장례 절차를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영화는 잔잔하고 차분하지만,
그 안에는 오늘날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더 깊어지는 여운

‘스틸 라이프’는 보고 있을 때보다,
보고 난 후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고독한 죽음은 단순히 ‘남의 일’이 아니다.
사회가 점점 개인화되고, 관계가 단절되면서
이 영화의 이야기는 먼 미래가 아닌 지금의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영화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우리는 때때로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에 갇혀
주변 사람들을 쉽게 평가하고, 고독한 이들을 무심히 지나치곤 한다.

하지만 영화는 말한다.
‘그들의 삶도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그들도 우리처럼 소중한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을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아야 한다.
각자의 삶이 각자의 방식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것이 영화가 전하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이 영화는 결코 쉽게 잊히지 않는다.
조용한 화면 속에서 던지는 질문들이,
우리의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