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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쓰리 빌보드’ – 분노에서 용서로, 감정의 여정을 그리다

by 곰돌이아재 2025.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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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빌보드 포스터


어떤 감정을 쉽게 정의할 수 있을까.
분노와 슬픔, 복수와 용서.
이 모든 감정이 얽힌 상태에서, 우리는 쉽게 "용서해야 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쓰리 빌보드’는 그런 단순한 도덕적 해답을 거부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분노로 시작해 복수를 향하다가, 결국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용서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이야기다.

복수를 꿈꾸던 사람이 변해가는 과정,
증오하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상처받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방식.

이 모든 감정을 깊고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 바로 마틴 맥도나 감독의 ‘쓰리 빌보드’다.


영화 ‘쓰리 빌보드’ 정보 및 개요

감독: 마틴 맥도나
출연: 프랜시스 맥도먼드(밀드레드 헤이즈 역), 샘 록웰(딕슨 경찰관 역), 우디 해럴슨(윌러비 경찰서장 역)
개봉: 2017년
장르: 드라마, 범죄, 블랙코미디

미주리 주의 작은 마을, 에빙.
딸을 잔인하게 살해당한 어머니 밀드레드는 범인을 찾지 못한 경찰에게 분노하며 마을 외곽의 낡은 광고판 세 개에 도발적인 문구를 게시한다.

"내 딸은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
"아직도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다."
"왜, 윌러비 경찰서장?"

밀드레드는 이 광고판을 통해 경찰과 마을 사람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러나 그녀의 분노는 경찰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와의 갈등을 일으키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모든 사람을 변화시킨다.


용서할 수 없는 분노, 그리고 변해가는 감정

‘쓰리 빌보드’의 가장 큰 매력은 선악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구도 완전히 선하지도, 완전히 악하지도 않다.

밀드레드는 분노에 가득 차 있다.
그녀의 딸이 잔혹하게 살해당했고, 경찰은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으며,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그녀를 부담스러워한다.

그녀의 분노는 당연하지만,
그녀 역시도 타인을 공격하고,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외면하며, 복수심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파괴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가장 증오하던 경찰관 딕슨도 변화한다.


딕슨 – 가장 비열한 인물이 변화하는 순간

딕슨은 초반부에 인종차별적이고, 폭력적이며, 무책임한 경찰로 등장한다.
그는 자기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고, 단서를 찾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며, 오히려 밀드레드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 그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변해간다.

그는 밀드레드가 자신을 불태운 후에도 복수하지 않고,
마을을 떠나려는 그녀와 뜻밖의 연대를 맺으며,
어쩌면 함께 복수를 실행할 수도 있는 길을 떠난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그들은 정말 복수를 하러 가는 것일까,
아니면 그 여정을 통해 또 다른 감정을 발견하게 될까.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이 모호함 속에서 완성된다.


비하인드 스토리 – ‘쓰리 빌보드’가 더욱 특별한 이유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전설적인 연기
이 영화는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분노와 슬픔, 냉소적인 유머, 깊은 인간적인 감정을 모두 표현하며 201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샘 록웰 – 혐오받던 캐릭터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로
샘 록웰 역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초반부 혐오스러운 캐릭터에서 가장 인간적인 성장을 이루는 인물로 변화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
마틴 맥도나 감독은 실제 미제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이 이야기를 구상했다.
범인을 찾을 수 없다는 좌절감, 그리고 남겨진 가족의 분노와 슬픔을 영화 속에서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다크 유머와 블랙코미디의 완벽한 균형
이 영화는 심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냉소적인 유머와 아이러니한 대사, 예상치 못한 반전들을 통해 무거운 분위기를 완화시키면서도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전달한다.


용서는 반드시 필요한가?

이 영화는 "용서해야 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분노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밀드레드는 끝내 경찰을 용서했을까.
딕슨은 정말 변했을까.
그들은 마지막 여행에서 복수를 실행할까.

영화는 이 모든 것에 대해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변화의 가능성을 남긴다.

용서란 무엇인가.
분노는 어디로 가는가.
복수는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가.

관객들은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이 영화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쓰리 빌보드’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강렬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분노는 사라지지 않지만,
어쩌면 그 감정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진 진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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